랜디가 얼마 전 이사를 하고, 유독 눈에 거슬리는 곳이 있다.
바로 신발장이다. 색상이 그다지 밝지가 않고 어두운데다가 무늬 또한 여간 촌스러운 것이 아니다.
흥정이 깨지고…….
처음에는 전에 살던 집에 새로 이사 오는 사람들도 싱크대를 새로 해야 한다기에 소개를 해주었고 그러면서 랜디 집 신발장을 저렴한 가격에 교체 공사를 진행하려 했다.
그런데 이사 오는 사람들이 다른 업체에 의뢰를 하는 바람에 겸사겸사 저렴하게 신발장을 교체하려는 계획은 무산됐다.
새로 설치공사를 하려고 하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필름 작업
그다음으로 보통 많이 하는 작업이 필름작업이다. 흔히들 ‘시트지’라고 잘못알고 있는데, 시트지 는 유리창에 붙이는 매우 얇은 것을 말하고, 창틀이나 집,사무실 문에 나무모양이나, 머 그런 작업을 할 때 붙이는 것은 필름이라고 부른다.
보통 MDF 에다가 필름을 감싸서 저렴한 가구를 만든다거나, 고급 원목자재를 쓴다면 모를까 인테리어 작업을 할 때 대부분은 MDF에다가 필름을 붙여서 마감을 한다.
(참고로 랜디 직업이 인테리어 업자는 아니다. 과거 약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일 뿐 -,-)
과거 전문가들이 필름 작업을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 놀라울 정도로 잘 한다. 단순한 평면은 기본이고 굴곡이 심하거나 복잡한 문틀도 거침없이 필름 작업을 한다.
다양한 무늬
무늬 또한 매우 다양하다. 보통 월넷, 체리 등이 가장 많이 쓰인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상이나, 문을 보면 알 수 있다. 사무실이나 집안에 인테리어 된 곳을 주의깊게 보면 이렇게 필름으로 작업한 것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다.
▲ 보이는 것 처럼 엄청 칙칙하다.
신발장 리폼
출퇴근 하면서 항상 마주치는 게 신발장이다 보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집안을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으로 바꾸었는데……. 유독 신발장이 튄다. 튀어도 너~무 튄다.^^
필름 시공하는 업자에게 물어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결국은 인건비이다. 재료비는 그리 많이 들지 않을 것 같은데, 인건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고민 고민
하다가 랜디가 직접 필름작업을 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다. 비용을 더 지불하고 업자에게 맡기면 편하고 좋겠지만,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든다.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시간을 투자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고, 거기에 따른 성취감, 뿌듯함, 머 기타 등등…….
이정도 일은 직접 해야지 라는 약간의 오기도 생기고…….
발품을 팔다
일찍 퇴근한 목요일 직접 필름 작업을 하겠노라 맘먹고 재료를 구입하러 발품을 판다.
필름은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동네 벽지, 장판 판매하는 곳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 색상도, 모양도 다양하다. 랜디는 화이트 톤으로 정했다. 멀리서 보면 전체적으로 크림색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하얀색에 가까운 크림색……. 가까이 보면 나뭇결무늬 모양이다.
신발장 크기를 재어보니 대략 3M정도 가 필요할 듯 하여 구매하였다. 1M당 5,000원이란다. 생각 외로 저렴한 듯…….
다음으로는 문고리를 구매해야하는데, 철물점에 가도 없고, DC백화점에 가도 없다. 간혹 구비한 곳이 있긴 한데, 모양이 영 아니다.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보다 다양하게 선택을 할 수 있겠지만, 시간, 택배비 감안하면……. 거기다 필름까지 샀는데……. 오늘 꼭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시간여의 발품을 팔아서 공구상가가 모여 있는 수원 남문 쪽에 OO금속 이라는 곳에서 구입할 수 있었다. 그곳에 가면 OO금속이라는 간판을 몇 군데 볼 수 있는데 그곳에 가니까 다양한 문고리를 볼 수 있었다. 너무 종류가 많으니까 이제는 어떤걸. 고를지가 고민된다. ^^
화이트 톤 과 어울릴 만한 것으로 골랐다. 문고리 한 개당 1,500원이다. 8개가 필요하기에 8개 구입 총 12,000원 들었다.
▲ 구입한 문고리 개당 1,500원
재료비 + 인건비
재료비는 필름 15,000원 , 문고리 12,000원 이 들었다. 그럼 나머지가 인건비라는 얘기인데, 인건비만큼 랜디가 고생을 해야 한다.
처음 하는 작업이라 조금 걱정이 되긴 하다. 하지만 꼼꼼한 성격하나만 믿고 한번 덤벼들었다.
작업시간
결론부터 말하자면 총 작업시간은 5시간이 걸렸다. ㅡ,ㅡ;;
신발장 문들은 일일이 떼어서 이물질 재거하고 해라로 매끈하게 하고 물수건으로 먼지 닦아내고 문 크기에 맞춰서 필름 자르고……. 에효 그리고 정작 중요한건 그다음 작업이다. 필름 붙이면서 중간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자를 가지고 조금씩 문지르면서 붙여나갔는데, 중간 중간 기포가 생긴다. 결국 다시 띄어내고 다시 천천히 붙이고, 띄어내고 천천히 붙이고, 그런 작업을 여러번 해야만 했다.
나중에는 서서히 손가락이 아파오기 시작하고 ㅠ,ㅠ
필름을 잘 붙였어도 끝마무리 또한 매우 중요했다. 끝 부분을 틀에 맞춰서 커터 칼로 깨끗이 잘라야 하는데 그것 또한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나중에 모든 작업이 끝나고 나서 점검을 하는데, 중간 문 한쪽 필름을 조금 많이 잘라내서 안에 칙칙한 색의 무늬가 조금 보였다. 약간의 오차고, 자세히 안보면 모를 수 도 있겠지만, 이왕 이렇게 고생하면서 작업했는데, 그냥 놔두면 두고두고 눈에 거스를 것 같아서 작업한 필름을 떼어내고 다시 붙이는 작업을 했다. 다행히 쓰고 남은 자투리 필름이 있어서 가능했다. 그런데 붙인 필름을 떼어 내는 것 또한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누가 붙였는지 단단하게 꼼꼼히도 붙였다. ㅡ,ㅡ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고 고생고생해서 마침내 완성을 할 수 있었다.
저녁 7시에 작업 시작하여 다 끝내고 정리를 하니, 12시가 조금 넘었다. 손은 아프고 온 몸은 땀으로 젖었다. 그래도 완성된 신발장을 보니 흐믓, 뿌듯, 스스로에게 대견 하다.^^
약간의 자신감 또한 흐~
혹시 리폼 작업 중 필름작업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은 과감하게 한번 도전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몸은 힘들겠지만, 그만큼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비용 절감은 부상으로 주어진다.^^
전, 후 사진 비교
리폼 하기 전후의 사진을 비교해 본다.
▲ 보이는 것 처럼 분위기가 밝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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