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시간 되는 놈들끼리 얼굴보자”
간만에 친구들과 조우했다. 일종의 번개다.
장소는? 요즘 지방에 있는 랜디가 서울로 상경을 해야 한다.
누리로 기차를 예매하고 조금 일찍 퇴근하여 기차에 올랐다. 기차는 참 좋다. 조용하고, 별로 흔들리지도 않고, 아늑하고…….
그런데 예상 도착시간보다 많이 늦어져서 도착을 했다. 항상 더 비싼 열차를 먼저 보내야 하는 이상한 법칙 때문이다. ‘저희 열차는 뒤에 오는 KTX열차를 먼저 보내야 하기에 잠시 정차중입니다.’ 이런 법칙들 말이다.
대구탕
쌀쌀한 날씨에 얼큰한 국물이 생각나서 고른 메뉴는 대구탕이다.
도시가스 회사에 근무하는 친구가 추천하는 맛 집이 있어서 삼각지역에서 보기로 했다. 친구가 과거 신입 때 잦은 외근에 점심을 항상 외근지역에서 해결해야 했기에 서울 지역 웬만한 맛 집은 거의 알고 있는 듯하다.
삼각지역 1번 출구 나오면 먹자골목이 있는데, 대구탕만 파는 집들이 모여 있다. 그 가운데 친구가 추천한 집은 꽤나 유명한 곳인가 보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외국인들도 보인다. 다행히 우리 일행은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정말 사람들 많다. 사람들의 입맛은 정확한가 보다. 근처에 대구탕 집이 몇 군데 더 있는데 유독 이집만 사람들로 붐빈다는 거다.
금연구역
요즘은 식당에서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다 보니, 담배를 안 피우는 랜디 입장에서는 참 좋다. 실내 공기도 한층 더 좋은 듯……. 불편할 텐데도 밥 먹고, 화장실에 가서 흡연을 하는 사람들(친구 포함) 보면 참 대단하단 생각이……. 비흡연자인 랜디로서는 이해 불가.
염장대구
전에 TV다큐멘터리로 생선에 대하여 방영된 적이 있는데, 그 때 염장대구가 소재로 다루어졌다.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염장 대구가 유럽인들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 준 바다의 보물이라는 것과, 바이킹족이 대양을 누비며 위상을 떨친 것도 염장대구라는 생선 때문이라는…….
맛
맛은 유명한 맛 집답게 훌륭한 맛을 선사해 준다.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칼칼하다. 단순히 그냥 매운것이 아니라, 그뒤에 오는 칼칼함과 시원함이 좋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당연한 듯. 가격 또한 그리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다.
▲ 추가로 주문한 내장
삶 & 대화
살아가는 얘기, 애환, 즐거운 추억 등……. 많은 대화가 오간다. 언제들 이렇게 나이들을 먹었는지…….
참 세월 빠르다는 말을 하게 되는 나이로 접어든 거 같다.
아이들 훈육에 관련된 고민거리, 노후 문제 등 보통의 40대 가장들이라면 고민하는 문제들을 가지고 이야기가 오간다.
명쾌한 답변이나 해답을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니리라……. 이렇게 맘 편히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좋은 것이리라……. 이미 해답들은 알고 있다. 다만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좋은 거다.
마포대교를 걸어서 건너면, 중간 중간에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는 듯 한 문구들을 볼 수 있는데, 이 문구들이 '다리위에서 절망적인 상황으로 나쁜 맘을 먹는 사람들에게 많은 위안이 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그 누군가의 얘기를 들어주는 게 살아가면서 매우 중요한 듯하다.
▲ 친구 강희문FC 머리숱이 자꾸만 없어지는듯
▲ 도시가스회사에 근무하는 황과장 호연. 알고지낸지 벌써 43년인가!!
최고의 영양제
모두들 먹고사느라 바쁘겠지만, 시간을 쪼개어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이렇게 문득 그리운 사람들, 보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나서 만나고 얘기를 주고받으면, 어떤 영양제 보다 좋은 삶의 영양제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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